원전 해체 시장의 부상과 국내 해체 기술 기업 분석
국내외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수명이 종료되면서, 원전 해체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고리 1호기의 영구 정지 및 해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전 해체 산업 진입기에 돌입했다. 이 글에서는 원전 해체 시장의 구조, 기술적 난이도, 국내외 주요 기업의 참여 현황, 그리고 투자 포인트 분석한다.
1. 원전 해체란 무엇인가?
원전 해체는 단순한 철거 작업이 아니다. 방사성 오염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설비를 과학적 절차에 따라 정밀 해체 및 폐기하는 복합 공정이다. 국제적으로는 "D&D(Decontamination and Decommissioning)"라는 용어로 사용되며, 총 30~4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원자력발전소의 해체는 방사선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구조물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최종적으로 부지를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 해체 절차
- 계획 수립 및 인허가: 해체계획서 승인, 규제기관 심의 (한국은 원자력안전위원회)
- 방사능 오염 평가: 원자로 건물, 배관, 터빈 등 방사선 조사 및 오염 구역 분리
- 해체 및 절단: 원자로 용기, 냉각계통, 배관 등 방사능 오염이 있는 설비 절단 및 이송 작업
- 폐기물 관리: 방사성 폐기물의 분류, 중·저준위별 저장소 이송, 고준위는 임시 보관
- 부지 복원: 방사성 물질 제거 후, 토양 정화와 주변 환경 회복 → 최종 검증 및 부지 해제
✅ 난이도 요소
- 방사선 피폭 위험이 상존 → 인력 보호를 위한 로봇 및 원격 조종 기술 필요
- 구조물 내 방사능 농도가 고르지 않아, 사전 조사와 정밀 오염 지도 작성 필요
- 고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운반, 임시 저장소의 부족 → 폐기물 관리 기술 필수
- 규제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만족해야 사업 승인 가능

2.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 및 트렌드
IEA 및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해체 대상 원전은 약 450기 이상이며, 대부분 19701980년대에 건설된 원전들이다. 매년 약 1015기의 원전이 수명을 종료하며, 해체 수요는 205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 시장 규모
- 2030년까지 약 125조 원 규모로 성장 예상
- 평균 1기 해체 비용: 약 5,000억 ~ 1조 원 (규모와 오염도에 따라 상이)
- 유럽(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중심으로 해체 산업 확대 중
▶ 글로벌 트렌드
- 기술 자립보다 해체 전문 기업에 외주 발주 확대 → 민간 시장 확대 가능성
- AI·로봇 활용 증가 (방사선 저감 목적) + 방사선 감지센서 고도화
- 폐기물의 부피 감소 및 재활용률 향상 기술 개발 중
- 고준위 폐기물의 안전한 영구처분장을 확보한 국가 중심으로 기술 집중

3. 한국의 해체 산업 현황 – 고리 1호기 착수
▶ 고리 1호기 개요
- 위치: 부산 기장군
- 운영 기간: 1978년~2017년 (운영 종료)
- 2022년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해체계획 승인 → 2025년 본격 해체 착수 예정
- 총 해체 비용: 약 1조 원 이상 추정, 부지 복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1.5조 원
▶ 국내 산업 진입 현황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해체 총괄 사업자로, 전체 공정 기획 및 계약 체결 수행
-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방사성 폐기물 이송 및 처분을 전담
- 한전KPS: 계통 절단, 방사선 감시, 제염 작업 등 기술 인프라 보유
- 두산에너빌리티: 로봇 절단, 자동화 설비 개발 및 원자로 계통 해체 경험 확보 중
- GS건설, 현대건설: 구조물 해체, 철근·콘크리트 제거 및 대형 설비 운반 전문화
고리 1호기는 한국의 해체 기술 내재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며, 이후 월성 1호기, 한빛 1호기 등 단계적으로 해체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해체산업을 수출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4. 해체 관련 핵심 기업 및 기술 분석
① 두산에너빌리티
- 원자로 주기기 제조에서 해체 설계 및 공정 전환 역량 보유
- 원격 로봇 절단 기술, 방사선 차폐형 장비 개발 완료
- 고리 1호기 해체 로봇 실증사업 주관 → 향후 해외 진출 기반 마련 중
② 한전KPS
- 방사능 계통 및 고방사선 구역 작업 경험 축적
- 정밀 절단 기술, 원격 장비 운용, 피폭량 계산 및 기록 시스템 확보
- 고리 1호기 정비 경험 활용 → 해체 부문 수주 확대 전망
③ GS건설, 현대건설
- 원전 구조물 해체 및 대형 플랜트 해체 경험 풍부
- 중장비, 폐기물 운송, 대형 콘크리트 절단 및 철거 전문
- 정부와 협력해 원전 해체 및 부지 복원 시범사업 수행
④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 방폐장 운영 경험 기반으로 중·저준위 폐기물 분류 및 이송 프로토콜 완비
- 장기 보관 및 안전 검증 기술 확보 / 향후 고준위 폐기물 관리 확대 계획 중
5. 원전 해체 투자 포인트 및 리스크 요인
✅ 투자 포인트
구분내용
| 시장 성장성 | 2050년까지 장기적 해체 수요 지속 발생 |
| 구조적 장기계약 | 해체 사업은 10~20년 단위 → 장기 실적 안정성 |
| 기술 내재화 기업 | 두산에너빌리티, 한전KPS, GS건설 등 기술기업 주도 |
| 폐기물 처리 수요 | 해체 폐기물 → 운송, 보관, 처리 등 추가 산업 확대 가능성 |
| 수출 산업화 | 기술 자립 시, 아시아·중동 중심의 해외 원전 해체 수주 기대 |
⚠️ 리스크 요인
- 정부 정책에 따른 착수 시점 지연 → 예산 배정 불확실성
- 고방사선 폐기물 영구처분장 부재 → 정책 미비
- 환경단체 반대 등 사회적 갈등 발생 가능성
- 단기 수익화 어려움 (기술 실증 기간 길고 수익 인식 지연)
6. 결론 – 원전 해체는 차세대 성장 테마이자 기술 수출 산업
원전 해체는 단순히 낡은 발전소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라, 극도로 정밀한 고위험 산업공정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리 1호기의 해체 착수는 한국이 해체 산업의 공급자에서 기술 선도국으로 전환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한전KPS,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대형 건설사들은 원전 해체 수주 구조의 핵심을 구성하며, 향후 국내외 원전 해체 프로젝트에서 반복 수주 + 지속 유지보수 + 폐기물 처리까지의 밸류체인 확대가 기대된다.
투자자 관점에서 해체산업은 장기 프로젝트 중심이므로 단기 수익성보다 기술 기반의 기업 구조와 장기 수주 경험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 기술을 갖춘 기업, 자동화 해체 시스템을 개발 중인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원전 해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내외 450기 이상의 해체 수요를 고려할 때, 이 산업은 향후 수십 년간 지속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K-해체기술의 글로벌 진출도 충분히 가능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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